#2 오래된 서울
저자 : 최종현, 김창희
예전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한창 유행일때 저는 1권을 들고 남도 여행을 혼자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책을 읽고서 진짜로 현장을 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저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당시에 꽤 많았는지 대흥사에서 일지암에서 책 한권을 들고 여행온 사람들을 만났죠. 그들과 어울려 같이 다니고 헤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 추억과 더불어 비슷한 책을 만났습니다.
서울의 역사를 언제부터 봐야 할까요?
풍납토성에는 백제의 흔적도 있지만 이 책에서 서울은 끊어지지 않고 지금까지 도시로 이어져온 서울의 역사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조선시대?
사실 고려시대의 남경때부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았기에 고려 말 100년을 더해 서울의 역사를 진행합니다.
이렇게 고려시대부터 서울의 역사를 보고
완전 현대화된 서울에서 그것도 서울의 중심부에서 그 흔적을 찾아나섭니다.
그 흔적을 찾기 위해 저자는 발로 골목 골목을 돌아다니며, 각종 자료, 그림을 찾아가며 다니는 모습이 선합니다.
책은 서울에서도 사대문안. 사대문안에서도 서촌 중심의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서촌의 역사를 간략히 하면 고려 남경의 위치로 추정되며 조선 '초기에는 왕족들의 터전으로 중기부터는 사대부들의 세거지 이자 서인학문과 예술의 발상지로, 후기에는 중인들의 문예운동이 꽃 핀 곳'(p226) 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 흥망성쇠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이 책의 백미는 그 옛날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조선이 들어서면서 가옥들을 밀고 종로길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전의 흔적을 뭉개버렸습니다. 그러나, 종로의 안쪽에 길이 종로와 평행하지 않음을 알고 그 이유가 고려시대부터 있던 길의 흔적이라는 것을 알아냅니다.
현재의 길에서도 고려의 향기를 맡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그림을 보고 어느 시점에서의 그림인지를 발로 뛰어 다음과 같은 방향에서 보면 현재도 같은 방향이라는 것을 알아냅니다. (이인문의 그림과 같은 모습을 저 위치에서 직접 볼 수 있겠네요..)
우리네가 평범하게 보는 골목도 역사의 흔적이라는 생각이 들고 도시 개발, 환경 개선이라는 말에 밀고 반듯반듯한 골목으로 다시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인 것인지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