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오직 두 사람 중 아이를 찾습니다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2017년에 나온 소설집인 오직 두 사람은 7편의 단편이 있다.
그 중 '아이를 찾습니다'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이 소설집에는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 두 편이 있는데
36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옥수수와 나'와 더불어 9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이 '아이를 찾습니다'이다.
줄거리를 간략히 요약하면
윤석과 미라는 아들 성민을 데리고 마트에 갔다가 성민을 잃어버린다.
그 후 윤석과 미라는 아들을 찾기위해 직장도 그만두고 집도 파는 등 삶의 모든 것을 쏟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이때문인지 정확하지 않으나 아내 미라는 조현병에 걸려 그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진 삶을 산다.
11년후 성민을 찾았다는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11년전 한 여인이 성민을 유괴한 후 자신이 키웠으나 최근 그녀가 자살했다는 것.
아들 성민은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밖으로 나돌고
홀로 남겨진 아내는 추락사한다.
애타게 찾던 아들이지만 윤석과 성민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고등학교로 진학하자 성민은 가출하고 돌아오지 않는다.
2년후 한 여자가 아이를 안고 나타나서 성민의 아이라고 하고 아이만 놓고 떠나는 이야기다.
책을 읽으며 세월호가 떠올랐는데
후기를 보니 역시 세월호의 영향이 큰 소설이었다.
뜻하지않게 타의에 의해서 나의 삶이 망가지고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된다.
삶이 망가진것도 억울한데 몇년이 지난 후 찾았다 하더라도 그것은 완전한 회복이 아닌 것이다.
잃어버리기 전의 성민과 다시 돌아온 성민은 같은 성민일까?
우리는 이런 경우를 많이 본다.
최근 KTX 여승무원 건을 견주어 본다면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만약 해결이 된다고 해도 해결된것일까? 벌써 자살한 사람도 있고 피폐해지고 지난 세월은 어떻게 할 것인가?
김영하작가는 하나의 난관이 해결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듯 하지만 사실은 해결된 것이 아니라
더 수렁으로 빠져드는 답답한 현실. 이게 진짜 우리의 현실이 아닐까?
사실 이런 상황, 즉 현안이 해결된 듯 하지만 비슷한 또 다른 문제가 생겨 더 낙심하게 되는 상황은
이 소설집에 또 다른 작품에서도 보인다. 즉, '신의 장난'에서 방을 탈출하려고 무진 애를 쓰다가
겨우 철문을 열었으나 또 다른 철문에 막히는 상황.
해결되는 것 같지만 더 꼬이고 더 악화되는 상황. 가슴이 턱 막히고 주저앉고 싶은 상황.
이런 답답한 현실은 김애란은 다르게 묘사한다.
즉, 바깥은 여름에서 유리볼 속 겨울에 우리의 갑갑한 현실이고 바깥은 여름인데 우리는 여름으로 갈 수 없는 상황.
김영하의 갑갑한 현실과 김애란의 갑갑한 현실 중 어느 현실이 더 잔인할까?
잔인한 삶. 삶은 원래 그런것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소설의 마지막 구절만이 희망을 얘기한다.
아이의 양손을 놓지 않은 채 그는 오래도록 평상 위에 앉아 그에게 찾아온 작은 생명을 응시했다.
( 8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