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L의 운동화
L의 운동화 / 김 숨
이한열 운동화 복원과정인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진 소설이다.
주인공이 복원전문가인데 1부는 복원 의뢰를 받고 수락할 지 말지 고민하여 결국 수락하는 과정을 그렸고 2부는 실제 복원과정을 그렸다.
L의 운동화가 다른 한 짝을 잃고 저 홀로 버틴 햇수는 28년이다. 28년은 L이 지상에서 살다 간 생애보다 7년이나 긴 시간이다.
(p103)
홀로 버틴 시간이 28년.
28년. 아마 L이 살아있더라도 중년을 넘어 초로의 신사로 접어들었을 시간.
운동화도 삭고 삭아 형체가 바스라졌다.
아마도 우리는 그에 대한 기억도 세월이 흘러 이 운동화처럼 바스라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복원작업은 단순히 물체의 복원이 아닌 기억의 복원이다.
복원을 할지 말지 갈팡질팡하는 사이 L의 어머니에게서
"저 운동화가, 우리 아들이 신었던 운동화라고 하니까, 우리 아들의 운동화인가 보다 해요... 우리 아들의 운동화인가 보다... 나는 솔직히 저 운동화가 우리 아들이 신었던 운동화인지 잘 모르겠어요."
(p124)
위급했던 당시 운동화가 눈에 들어왔을까?
오히려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만해도 기적이었으리라.
작업하는 시간보다 지켜보는 시간이, 기다리는 시간이 여전히 더 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p209)
바시라진 조각을 하나하나 붙이고 고정시키고 기다리며 복원한다.
마치 중환자를 치료하듯 조심스럽게 기다리고 상태를 보고 체크하고...
한짝밖에 없지만, 그래서 더 애달픈 타이거 운동화가 만들어진다.
이 운동화는 무엇일까?삼화고무에서 만든 하나의 운동화가 아닌
하나의 역사유물이 되었고 하나의 예술작품이 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에겐 기억이 되었고..
참고로 소설의 주인공은 복원전문가 김겸 씨를 모델로 한 것인데
최근에 그의 책이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