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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짧은 생각 2017. 10. 15. 18:52

저자 : 올리버 색스

제목만 들어도 읽어보고 싶은 작품을 이제야 손에 들었다.
P선생은 사물을 보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
그렇지만 사물을 분간을 하지 못한다.
세세한 특징은 모두 잡아내나 전체적인 장면, 그림은 파악하지 못한다.
사진으로 아인슈타인은 구분하나 아내는 구분하지 못한다.
시각정보를 종합하여 하나의 사물을 인지하는 뇌에 문제가 있어 발생한 경우이다.
우리들은 시각정보를 눈에서 입력받아 뇌에서 정보를 추론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뇌의 이부분이 잘못되면 정확한 시각정보를 받아들여도 사물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책상이 다리가 네개고 위는 평평한 특징이 있지만 보통 책상을 보고
음~ 다리가 네개고 위는 평평하니 책상이군. 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P선생은 한 사물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시각정보를 일일이 따져 인식해야한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의 헝크러진 머리로 아인슈타인으로 인식할 수 있으나 보통 사람은 구분하기 힘들고 엉크러진다.

시각정보와 추론하는 힘이 구분되어짐 보여줌으로써 뇌의 이상일 경우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케이스가 있는 것을 책의 첫 에피소드부터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에피소드를 여러개 풀어놓는다.

언어상실증에 걸려 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이야기.
(특히 보통사람은 화려한 수사로 사기를 당할 수 있으나 오히려 언어상실증 환자는 억양, 표정등으로 그가 진실을 말하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 이야기, 그는 애인을 잔혹히 살해 후 전혀 기억할 수 없었지만 그후 다른 충격으로 그동안 기억하지 못한 살해장면을 기억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 등등.

책 중간중간 어려운 의학용어도 나오나 에피소드마다 하나의 단편소설로 보일 정도이다. 소설처럼 에피소드만 술술 읽어도 책의 감명을 느낄 수 있다.

정확한 모습을 찾기 위해 안나카레니나를 같이 얘기하고 음악을 듣고 그림도 그리게 하여 인간적으로 환자와 친해지기도 하고,
 투렛증후군에서는 발작을 할 때 흥분하여 과거 좋았던 기억이나 예술성을 발휘할 경우가 있는데 치료가 되면 그런 부분이 약화가 되어 환자가 오히려 기운이 축 쳐지는 것을 보면 차라리 병을 안고 사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다. 
그는 의사가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것이 목표를 삼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사람으로 보고 그가 어떠하면 더 행복할까를 같이 고민한다.
이정도면 올리버 색스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하나하나마다 감동적 이야기지만 이 책의 백미는 마지막 장에 있다.
쌍둥이 형제이야기에서는 쌍둥이가 같이 있으면 그들의 세계에 더 깊숙히 들어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지만 그들은 행복해 보였고, 떨어뜨리면 치료가 가능해 미흡하지만 어느정도 정상생활을 할 수 있는데 과연 그들을 떨어뜨려야 할지 같이 있게해야할지 고민한다.

정상이라는 삶.
우리의 삶이 과연 정상적인 삶일까?
모든 이들을 이 정상이라는 울타리로 끌여들여할까?
무라타 사야카의 편의점인간에서 주인공인 후루쿠라는 보통 사람과는 다른데
어떤 매뉴얼을 주어지면 그것은 철저히 따를 수 있는 사람이다.
편의점은 그 매뉴얼이 주어지고 거기에 철저히 따라 그렇게라도 정상이라는 울타리로 편입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 정상이라는 울타리가 정말 맞는 것인지. 그것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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