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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5 아랑은 왜 본문
저자 : 김영하
맛있는 요리를 먹는 맛도 있지만 백종원같은 요리사가 요리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색다르게 있다.
소설도 비슷한데 재밌는 소설을 읽는 재미도 있지만 소설가 요리조리 생각하면서 어떻게 구성할까 엿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알랭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 작가가 직접 개입하고 인물도 소설 속에 인물임을 명백히 밝히는데
이 책은 한수위로 요렇게 주무르면 어떨까? 아니야 저렇게 주무를 수도 있지 않겠어? 한다.
이렇게 요리하는 과정을 보여주면 스릴감은 떨어질것 같지만, 의외로 박진감이 넘치는 책이었다.
책은 <아랑 전설>을 토대로 한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아랑의 혼이 새로 부임한 수령에게 나타나고 그 수령은 까무라쳐 죽고, 그후 몇명의 수령이 연이어 부임하자마자 죽었지만 한 용감무쌍한 수령이 나타난 아랑의 혼의 한풀이를 듣고 그의 시체를 찾고 죽인자를 처벌했다는 전설이다.
이 전설의 여러 판본을 분석한다. (자료수집이라는 재료)
게다가 현대물의 박을 등장시킨다. (과거와 현대의 연결이라는 또하나의 재료)
처음에는 소설의 뼈대도 없다.
읽어가면서 위의 재료를 요리조리 주무르며 소설에 살이 붙는다.
김영하 작가가 독자들에게 상의도 한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아... 아니야 저렇게 할까? 하면서.
같이 요리하듯이 소설을 만드는 것 같다.
어~ 그런데 빨려든다. 그리고, 궁금해지고 있다.
기존의 아랑 전설에서 어느덧 전혀 다른 이야기, 즉 소설이 되어버렸다.
사실 영리한 김영하 작가는 독자와 상의한듯 하지만 독자를 요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희귀병에 걸린 부녀의 이면을 보고 사람들이 치를 떨었는데
아랑전설도 반전을 만든다.
( 반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든다'다. 만드는 과정을 보았으니.)
물론 무엇이 진실인지 모른다.
수전 손택이 사진의 이면에 다른 진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처럼
우리가 아는 아름다운 이야기에도 추악한 면이 있을 수 있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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