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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사진과 초상화 (feat.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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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사진과 초상화 (feat.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짧은 생각 2019. 4. 13. 20:18

초상화는 사진과는 다른 양의 시간을 구현한다.
사진은 하나의 순간을 드러내고, 바로 그 순간 개인의 모습이 어떠한지 보여준다. 
반면 초상화는 긴 시간에 걸쳐 한 사람의 모습을 담는다. 
사진은 선형적으로 흐르는 음악에서 한 부분의 음을 떼어내 들려주는 것과 같다면
초상화는 그 사람이 그동안 보여준 여러 특징과 모습을 겹겹이 농축시켜 한번에 화음처럼 '들려'준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p273)

실격당한자들을 위한 변론은 소수자 특히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저자 자신도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이어서 그 시각으로 보여주는 책입니다. 읽을 때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위 사진과 초상화에 대한 이야기는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한 챕터에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매력은 잘생기고 건강함에 그리고 친근한 첫인상에 끌릴 수 있습니다. 
그런 매력을 사진과 같은 매력이라 할 수 있겠지요.
또한, 같이 지내오면서 느끼는 매력도 있지요. 그의 오래된 생각과 행동, 배려 등등으로 그에게 감동받고 끌리게 되는 매력. 이런 매력을 초상화 같은 매력이라고 할 수 있고요. 

책은 초상화 매력을 강조하고요.
물론 우리는 젊음,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니 모두 사진의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오래가는 것은 그의 삶이 담긴 초상화의 매력이지요.
만약 사진의 매력에만 빠지게 되면
세월의 흐름에 어쩔 수 없이 사진의 매력은 점점 사라지겠지요.

이 구절을 읽으면서 문득 아내의 얼굴을 찬찬히 봅니다. 
못 보던 기미도 끼었고
못 보던 주름도 생기고.
벌써 스무 해가 지났으니....

그리고, 여기에 내가 그린 무늬도 있겠거니 생각하니 애틋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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