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3 | 4 | |||
| 5 | 6 | 7 | 8 | 9 | 10 | 11 |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 26 | 27 | 28 | 29 | 30 | 31 |
- 외투
- 허혁
- 유현준
- 사소한 부탁
- 사적공간
- 열두발자국
-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 레닌그라드
- 상트 페테르부르그
- 최은영
- 에세이
- 이방인
- 아테네의 티몬
-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 정재승
- 한병철
- 공적공간
- 이기호
- 행복의 기원
- 독서의 종류
- 오만과 편견
- 지갑 찾아주기 실험
- 개인주의자 선언
- 유발 하라리
- 과학적사고
- 시간의 향기
- 달과 6펜스
-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피천득
- 내게 무해한 사람
- Today
- Total
짧은 생각
10. 위선 (feat.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본문
작년 8월에 돌아가신 황현산 선생님은
저와 인연이 전혀 없지만
단지 '밤이 선생이다'라는 책으로 선생님을 알았을 뿐인데
꼭 뒤에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붙이고 싶은 어르신입니다.
그러기에 그분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울 뿐입니다.
선생님의 책인 사소한 부탁이 마지막 유작이 되었는데
선생님의 강직함, 포용력, 유연함을 모두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기획관은 구의역에서 컵라면도 못 먹고 죽은 아이가 가슴 아프지도 않은가. 사회가 안 변하면 내 자식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거다. 그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봐라."
"그게 자기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렣게 말하는 건 위선이다."
민중 개돼지론으로 유명했던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과 기자와 대화입니다.
선생님은 나 기획관의 민중 개돼지론보다 위의 대화가 더 기가 막혔다고 합니다.
세상에는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은 구의역의 수리공을 진실로 제자식처럼 여기는 사람도 많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자신이 위선자가 아닌지 자문하는 사람도 많고,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도 많고, 비록 위선적일지라도 그 생각을 마음에 새기려고 애쓰는 사람도 많다. 그 많은 사람은 제 생각을 버선목처럼 까보일 수 없다.
(사소한 부탁 p177)
그렇습니다.
세월호도 그렇고 구의역도 그렇고 김용균 씨 사건도 그렇고.
그들의 죽음이 안타까워했지만,
정작 그들의 아픔을 함께하지 못했지만,
그래서, 자신이 위선자로 느끼기도 했지만,
스스로 부끄러워해서 이 부분이 더 마음이 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거기엔 견해의 차이가 아니라 상상력의 차이가 있다.
(사소한 부탁 p177)
우리가 세월호 이야기가 나오면 마음이 찡해지는 것은
우리 자식이 그랬다면 어땠을까 얼마나 마음이 찢어질까라는 생각이
컨베이어벨트에 끌려가 몸이 두 동강 난 김용균 씨가 동생이라면 얼마나 미쳤을까 하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 동감의 상상력이 없으니
단식하는 세월호 부모들 앞에서 폭식 투쟁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일갈합니다.
사실 이 부분을 읽다보면 아마도 황현산 선생님도 화가 나신 듯합니다.
차라리 위선이라도 그들의 아픔에 아픈 척이라도 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포르노적 솔직이라는 단어로 부모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것보다는 말이지요.
'책에 대한 짧은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2. 역사의 역사 (0) | 2019.04.29 |
|---|---|
| 11. 인생극장 (0) | 2019.04.15 |
| 9. 사진과 초상화 (feat.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0) | 2019.04.13 |
| 8. 책과 책의 연결 ( feat.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등) (0) | 2019.03.27 |
| 7. 말이 칼이 될 때 (0) | 2019.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