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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14. 시간 ( feat. 시간의 향기 ) 본문
꽃의 향기를 맡으려면 꽃에 다가가서 꽃에 집중해야 합니다.
향기를 맡는다는 것은 수동적이 아니라
그 사물에 집중하고 관찰하여야 합니다.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있지만
우리는 모두 그 시간에 집중하고 관찰할 수 있을까요?
집중하기는 커녕
하루하루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하루, 한주, 한달이 훌쩍 지나갑니다.
그러니 향기, 즉 시간의 향기를 음미하고 즐길 수 없습니다.
모모에서처럼 시간도둑이 우리들의 시간을 빼앗는 것 같지 않지만
시나브로 남은 시간은 별로 없고
지치고 힘든 몸을 추스리고자 주말을 다 쓰면 어느덧 월요일이 되고.
그나마 여유있는 시간도 휴대폰에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굴리다 보면
주말도 훌쩍!!
시간은 그렇게 지나갑니다.
근면은 선(善)으로 게으름은 악(惡)으로 배우고 생각했기에
멍때리고 있는 자녀를 보면 잔소리하기에 바쁩니다.
그리고 스스로 채찍을 듭니다.
공부하라고, 일을하라고, 책을 보라고.
그리고 우리는 항상 바쁩니다.
여기서 왜? 라고 외칩니다.
우리는 바쁘게 살았지만 삶은 팍팍하고 여유도 없는 이유는 뭐지?
아직 우리가 제대로 노력을 하지 않아서인가?
그리하여 시간이 아까워 시간이 날때마다 무언가를 합니다.
일하면서, 책을 읽으면서
나름 성취하고 나름 자기계발을 합니다.
그래도 무언가 퍽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언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허전함.
무언가 비었다 싶은데 그 무엇이 뭔지를 잘 모르겠는 것을
시간의 향기를 읽으며
아~ 하~ 합니다.
어려워서 읽었던 곳을 다시 돌려가며 읽다보니
얇은 책이지만 진도가 안나갑니다.
시간의 향기에서 이야기하는 바는 결론적으로
사색적 삶(비타 콘템플라티바)을 추구하라고 합니다.
사유가 시간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사유를 좌우한다. (시간의 향기 p173)
사색하는 머무름은 노동으로서의 시간을 중단시킨다. (시간의 향기 p177)
사색적 삶을 하기 위해서는 일을 멈추어야 합니다.
일을 하면서 어떤 행위를 하면서 사색을 하기엔 어렵습니다.
즉, 바쁘게 살면서는 절대로 사색적 삶을 추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하지만, 사실 우리 스스로 옥죄고 있는 노동은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모든 사색적 요소가 추방되어버린 삶은 치명적인 과잉활동으로 귀결된다. 그리고 인간은 자기 자신의 행위 속에서 질식할 것이다. 사색적 삶을 되살려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삶만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의 향기 p181)
그러므로, 사색적 삶이 없는 삶은 피로사회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 시간의 향기가 피로사회의 전작인 줄 몰랐는데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
오늘 하루 잠시 일도 놓고, 책도 놓고
하루를 돌아보며 생애를 돌아보며 멍때리는 것이 어떠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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