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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14-1. 카이로스와 크로노스 (feat. 시간의 향기) 본문
시간은 두가지 개념이 있습니다.
절대적인 시간과 상대적인 시간.
절대적인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부여된 똑같은 시간입니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시계로 측정할 수 있는 시간이지요.
상대적인 시간은 같은 시간이지만 각 개인에게 느껴지는 시간이지요.
즉, 사랑하는 사람과 3시간은 3분만에 지나간것처럼 순식간에 지나가고
고통의 시간의 3분은 마치 3시간처럼 느껴지는데
이러한 차이가 상대적인 시간개념입니다.
여기서 절대적인 시간은 보통 크로노스라고 하고
상대적인 시간은 카이로스라고 합니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는 그리스 신화의 시간의 신의 이름입니다.
즉, 절대적인 시간의 신인 크로노스(Kronos).
상대적인 시간의 신, 또는 기회의 신이라는 카이로스(Kairos)입니다.
우리가 잠을 자든 바쁘게 일을 하든
절대적인 시간은 흘러갑니다.
그래서, 군대에 있을 때 가장 유행하고 마음의 안정을 도모한 문구는
'국방부의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돌아간다' 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하고 추억하고 후회하는 시간은
카이로스적인 시간입니다.
시간의 향기를 읽으면서 이런 두가지 시간 개념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꽃의 향기를 맡으려면 꽃에 다가가서 꽃에 집중해야 합니다.
향기를 맡는다는 것은 수동적이 아니라
그 사물에 집중하고 관찰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크로노스의 시간이 비로소 카이로스의 시간이 됩니다.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있지만
그 시간에 집중하고 관찰하며
시간의 향기를 음미할 수 있으려면
우리가 시간에 대해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먹고 살기 위해
더 나은 우리를 위해
시간을 쪼개가며 바쁘게 살아갑니다.
그렇게 사는 자신들은
이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루저가 되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당연하고
스스로에게 채찍질과 기특함을 자랑스러워합니다.
근면은 선(善)으로 게으름은 악(惡)으로 배우고 생각했기에
멍때리고 있는 자녀를 보면 잔소리하기에 바쁩니다.
공부하고, 일을하고, 책을 보고.
그리고 우리는 항상 바쁩니다.
그러나. 무언가 퍽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언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허전함.
무언가 비었다 싶은데 그 무엇이 뭔지를 잘 모르겠는 것을
시간의 향기를 읽으며
아~ 하~ 합니다.
어려워서 읽었던 곳을 다시 돌려가며 읽다보니
얇은 책이지만 진도가 안나갑니다.
시간의 향기에서 이야기하는 바는 결론적으로
사색적 삶(비타 콘템플라티바)을 추구하라고 합니다.
사유가 시간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사유를 좌우한다. (시간의 향기 p173)
사색하는 머무름은 노동으로서의 시간을 중단시킨다. (시간의 향기 p177)
사색적 삶을 하기 위해서는 일을 멈추어야 합니다.
일을 하면서 어떤 행위를 하면서 사색을 하기엔 어렵습니다.
즉, 바쁘게 살면서는 절대로 사색적 삶을 추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하지만, 사실 우리 스스로 옥죄고 있는 노동은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모든 사색적 요소가 추방되어버린 삶은 치명적인 과잉활동으로 귀결된다. 그리고 인간은 자기 자신의 행위 속에서 질식할 것이다. 사색적 삶을 되살려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삶만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의 향기 p181)
그러므로, 사색적 삶이 없는 삶은 피로사회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 시간의 향기가 피로사회의 전작인 줄 몰랐는데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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